Wednesday, June 26, 2013

MBC ‘2580’ 불방된 국정원 기사 원문

<제  목: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opening)
“<국가정보원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검찰 수사결과 내용, 그리고 이어지는 논란을 들여다 봤습니다.”
지난해 12월 11일 밤 서울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 앞.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초유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SYN▶권은희 수서서장
-국정원 직원 아니에요?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수 없고요.”
민주당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조직적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피스텔 앞을 막았습니다. 40시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국정원 측이 이 직원의 컴퓨터 2대를 경찰에 제출하기로 하고 대치가 풀렸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처음 민주당에 제보한 사람이 전현직 국정원 직원 2명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퇴직한(→퇴직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김모씨가 민주당 관계자의 부탁을 받고 현직 직원 정모씨를 통해 심리전단 활동에 대한 정보를 빼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자체 감찰을 통해 현직 직원 정씨를 파면했고, 정씨는 파면 직전 <원장님 지시 강조말씀>을 손으로 베껴 빼낸 뒤 유출시켰습니다. 검찰은 “공익제보자 논란이 있었지만, 정치적 이익을 기대하는 등 동기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SYN▶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전직 국정원 직원 김 모에게 누설하여 특정 정당의 선거기획에 활용하였고….”
검찰은 또 12월 11일 밤 오피스텔 대치 상황은 민주당 당직자들이 국정원 직원을 감금한 것이라고 보고,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지난해 12월 13일 밤 상황, 국정원 직원이 쓰던 하드디스크 2대를 제출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경찰청에 정밀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청 분석관들은 이틀 만에 중요한 증거들을 발견했습니다. 토요일이던 15일 당시 분석관들의 대화내용은 검찰이 확보한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SYN▶(음성대역-성우) 15일 04:02
분석관 1 : 주임님 닉네임이 나왔네요. (박수 짝짝짝)
분석관 2 : 음 우리가 찾았네. 일단 이 사람이 쓴다는 부분이 나왔네.
분석관 1 : 고기 사주세요. 이거는 수사팀에다 넘겨주자, 팩트만 넘기고 판단은 거기서 하게 합시다.

분석관들이 찾아낸 증거들은 방대했습니다. ID와 닉네임 40개를 확인했고, <오늘의 유머> 17,116건 등 방대한 접속기록도 확보했습니다. 

◀SYN▶(음성대역-성우) 
=얘가 업무적으로 안했다면 그냥 웬만한 사이트는 잡다한 게 있어야 되는데 없잖아. 
-10월 달부터 계속 썼네요. 거의 안 빼고. 안 빼고 거의 사용이네. 하루종일 사용이네요. 

40개의 ID로 검색한 결과, 4대강 등 정부시책에 대한 지지글과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반대 글을 게시했고, <문재인이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 글에 대한 조직적 찬성클릭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SYN▶(음성대역-성우) 
-오, 오 Got it
=뭔데요?
-“저는 이번에 박근혜 찍습니다.”
=빠바바밤,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될 수 없는 이유를 토탈리콜이 추천했습니다. 

게시물 출력물만 100페이지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16일 일요일, 이 증거들은 모두 폐기됐습니다. 분석관들의 대화내용입니다.

◀SYN▶(성우 대독)
=하드디스크랑 다 파란 박스에 봉인하자. 어때요? 하드디스크랑 보관할 것은 보관해서 봉인한 다음에 두 세 달까지 기다려보고 세상이 별 일 없다면 뜯어서… 
-이 문제됐던 것들 다 갖다버려.
=예, 갖다버릴게요, 싹 다?

그리고, 보도자료와 분석보고서가 새로 짜맞춰졌습니다. 

◀SYN▶(성우 대독)
-실제적으로 이거는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안되죠.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 일 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결과적으로 없는 것으로 하자. 그거까지는 우리가 이야기가 되었잖아.
=진짜 이건 우리가 지방청까지 한 번에 훅 가는 수가 있어요….

그 시각 TV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토론회가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TV토론이 끝난 직후인 밤 11시. 검찰은 전격적으로 허위 내용의 증거수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SYN▶수서서장
“문재인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 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증거 은폐와 허위발표가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 청장은 당시 주말 내내 출근해 직접 상황을 챙겼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손으로 써서 보고서를 올리게 했습니다. 

◀SYN▶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경찰공무원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인터넷에 올린 글은 확인된 것만 모두 5,179개였습니다. 2010년 지방성거,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2012년 총선과 대선 등 선거에 직접 개입한(→개입했다고 판단한)글은 228건, 국내정치에 관여한(→관여했다고 판단한) 글은 1,97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공소시효 때문에 18대 대선 개입 글 중 엄선한 73건만 선거법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연말 연초에 포털사이트에서 국정원 추정 아이디 수백개가 탈퇴하고 1천개가 넘는 글이 삭제돼 확인이 불가능했다”면서 조직적으로 글을 올리다 증거인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찬반 클릭을 한 글도 5,169건이었습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한 신변잡기 글을 제외한 2,208건 중 대선 관련이 57.9%, 정치 관련은 19.6%였습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북한, 종북좌파 관련은 2.7%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런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책임자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근거로 원세훈 원장의 간부회의 지시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원세훈 원장은 2009년 2월 국가정보원장 임명 초기부터 국정원 본연의 임무인 정보 활동보다는 대통령의 국정 보좌를 강조했습니다. 

◀SYN▶원세훈 (음성대역) 2009. 5. 15
“국정원의 임무는 정부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겁니다. 넓은 시각에서 업무를 더 공격적으로 수행하세요.”

대통령 역점사업에 대한 그의 지시는 계속됐습니다. 

◀SYN▶2010.1.22 (세종시 수정안)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합니다."

◀SYN▶2012. 1. 6 (4대강)
"지부장들은 지역 기관장과 협조하여 주변식당 이용하기, 4대강 주변 볼거리, 즐길거리 조성 등 경기활성화에 주력하세요."

정치 현안에 관여하는 지시도 있었습니다. 

◀SYN▶2010.11.19.(무상급식)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문제는 포퓰리즘적 허구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선거 때, 보다 직접적인 지시들이 이어졌습니다.

◀SYN▶2010. 4. 16 (지방선거 직전)
“북한에서 지령이 내려오는 게 요번에 지방선거에서는 2012년도에 정권을 바꿀 수 있도록 다 모아라, 단일화해라. 북한 지령대로 움직이는 건 결국은 뭐 종북단체 아니야.”

◀SYN▶2011. 11. 18 (재보궐 선거 직후)
“공천이 그만큼 중요하다. 작년 선거 때도 보니까 보수세력이 결집하면 이길 수 있는 교육감 선거에서도 결국은 분열 때문에 졌잖아요.”

◀SYN▶2012. 2. 17 (총선 직전)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가지고 어떻게 하든지 간에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그러고, 우리 국정원은 금년에 잘못 싸우면 국정원이 없어지는 거야. 여러분들 알잖아.”

◀SYN▶2012. 6. 15(대선 6개월 전)
“종북 좌파 세력들이 국회에 다수 진출하는 등 사회 제분야에 활개치고 있는데 이들이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정원의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국정원법 3조는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국외정보”와 “국내 보안정보, 즉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와 국제범죄조직”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SYN▶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북한의 주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은 물론, 북한에 의해서 동조를 받은 ‘정책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과 단체도 모두 종북세력으로 보는 그릇된 인식 하에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지시를 하게 됐고...”
국정원은 이 같은 수사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국정원은 “인터넷 게시글은 종북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심리전 차원의 정당한 업무활동”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종북좌파가 정부와 국민을 이간질하기 위해 정부 주요정책을 비난하는데 가만히 있어야겠냐”면서 “대응하다 보면 그 분야가 정치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보기관은 합법성보다는 합목적성을 중시한다”면서 “이런 것을 문제삼으면 정보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억울하다. 납득이 안간다. 검찰이 자기 살기 위해 국정원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도 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 역시 변호인을 통해 “오히려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오해 살 만한 일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내렸다”고 반박했습니다. 
수사결과는 정치권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새누리당은 검찰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남쪽 정부” 발언 비판 등 통상적인 국정원 업무까지 선거법 위반글 73건에 포함시켰다고 비난했습니다. 
◀SYN▶윤상현/새누리당
“2천여 건 중 73건이 대선, 정치관련 글입니다. 퍼센트로 따지면 3%가 안 되는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SYN▶권선동/새누리당
“밑에 있는 직원들이 일을 하다가 약간 오버해서 어떻게 보면 약간 정치에 관여한 것처럼 비춰지는 몇 개의 글을 단 것을 가지고 이것을 선거개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원세훈 원장과 김용판 청장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런 일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국정조사 실시를 압박했습니다. 
◀SYN▶김한길
“가령 미국에서 CIA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FBI가 이를 은폐했다면 도대체 어떻게 됐겠는가.”
◀SYN▶문병호 
“국민들이 정치권에 나서서 검찰이 밝히지 못한 나머지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서 대선개입의 몸통, 원인, 배후를 밝혀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또 “민주당이 전직 직원에게 국정원 고위직을 약속한 의혹이 있다. 민주당의 비협조로 감금 수사가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YN▶김태흠
“민주당의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 여부, 민주당 교사에 의한 국정원 전현직 직원의 매판 공작 여부 등이 사건의 핵심이다.”
반면, 민주당은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것이지 감금이 아니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은 내부고발자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SYN▶정청래
“경찰 수사과정이다. 문 열어라 했을 때 안 열어요. 감금이 아니라 스스로 잠금이죠. 안 나온 기간 동안 증거인멸 의혹이 있는 거죠.”
검찰은 민주당이 공개한 2개의 문건도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과 <좌파의 등록금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공세 차단>이라는 제목의 문건입니다. 

두 문건에는 모두 2-1이라는 표시가 있는데, 국정원 2차장 산하 국익전략국이 작성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입니다.

<서울시장> 문건은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편파, 독선적 시정 운영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 적기에 터뜨려 제압한다”는 정치공작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SYN▶박원순 서울시장
“국정원 직원이 아니면 작성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수많은 근거들이 제시돼 있잖아요.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충분한 합리적 근거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국정원은 “내부 작성 문서와 달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논란에 야당은 물론 여당도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SYN▶조원진/새누리당 정조위원장
“지금까지의 국정원 관례가 잘못된 거죠. 예를 들어 국정원장의 임기제 도입을 하면 이 정권을 벗어나서도 국정원장이 임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 좀 입장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불법 정치개입 시비에 휘말린 국정원. 또 다시 시험대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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